여행/에세이
2013. 7. 4.
비와 커피
앞이 안보일 정도로 비가 내린다. 와이퍼를 작동 시키고 속도도 줄여 보지만 운전하기 만만치 않다. 운전대에 상체를 바싹 붙이고 온 신경을 다써서 운전하노라니 피곤함이 몰려온다. ‘그래 차라리 조금 쉬었다. 비가 그만저만 하면 출발하자’ 하고는 한쪽에 차를 세운다. 잘 듣지 않는 음악이지만, 비오니깐 오디오도 작동시켜 본다. 쇼팽의 녹턴이란다. 순전이 라디오 DJ의 선곡이지만, 탁월하다. 의자를 뒤로 젖히고 흐려진 윈도우를 바라보면서 다리를 쭉 뻗으니 살겠다. ‘에라 모르겠다. 오늘은 땡땡이다.’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내든다. 카카오톡, 밴드에 문자까지 주욱 훑어 보는데 게임하자고 온 문자, 비오니 파전이 생각난다는 밴드글,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라는 안부인사, 고객님의 신용등급 어쩌고 저쩌고 하는 스팸문..